[신의 탑 - 자하드 x 쿤] 태양
신의 탑/단편
당신은 신 같은 게 아니야.
자하드는 눈을 감고 기억의 저 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온통 금빛을 휘감아 찬란한, 그리고 비할 바를 찾지 못할만큼 강한 그를 두고 뭇 사람들은 태양이라 이르며 받들었다. 그러나 그들의 태양은 막상 속은 비어 있음에 틀림 없었다. 그에게 주어진 강대함과 영원을 자하드는 얼마나 저주했던가. 한계가 없다는 것은 자하드에게는 그런 의미였다. 끝이라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축복인지 경외감에 가득찬 눈으로 그를 올려다 보는 사람들은 결단코 알지 못 하겠지만 말이다. 자하드가 기억하는 한, 그 사실을 제대로 알고 있었던 이는 기억 속 목소리의 주인, 그 밖에 없었다.
왜 그렇게 되고 싶은데?
그러게. 어리석었던 지난 날의 자신에게 자하드의 목소리는 결코 닿지 못 할 테지만 기억 속에서 목소리의 주인이 뒤를 돌아보고 이어 새파란 눈동자와 마주하게 될 때면 그는 대답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미쳤었던 게지.”
*
요호(妖狐)라 해도 금빛 털을 가진 모든 짐승은 상서로운 존재. 개체 중에서도 특히 찬연하고 날랜 자태는 그들의 천적이라 하더라도 쉬이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인지라 자하드는 어렵지 않게 무리의 우두머리로, 나아가서는 요호의 왕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쌓이는 세월만큼 축적된 요력은 머지않아 두각을 나타내었다. 이 눈부신 호선(狐仙)을 받드는 이들은 그를 ‘태양’이라 일렀다. 그는 진실로 지상에 내려앉은 태양인 양 찬란했으며 요력만큼이나 깊이를 알 수 없는 식견으로 모두를 이끌었으니. 자하드의 위신은 동족들의 땅을 넘어 별세계에까지 알려지기 시작했다. 자신들이 최고인 줄 아는 인간들마저 자하드를 여우신이라 이르며 경배한다 했다. 동시에 그들은 호기심의 동물인지라 자하드의 강대함을 알면서도 그를 직접 눈으로 보길 원했다. 그가 선인지 악인지 구분조차 하지 못하면서 말이다. 도전자에게 가차없다는 금모호(金毛狐)의 악명이 퍼져나가는 것도 순식간이었다. 힘이란 모름지기 두렵기 때문에 숭배 받는 것. 자하드를 찾아 떠났던 자들이 함흥차사 꼴을 면치 못하자 이번에는 공포심이 고개를 들 차례가 되었다. 여우는 인간의 간을 탐한다더라. 금빛 여우가 살생을 통해 힘을 축적해 남방을 지배하는 대요괴가 되었다더라. 그가 살육을 즐기는 날엔 그의 영지와 맞닿은 마을 하나가 사라진다더라. 그렇게 그가 이 세상의 모든 땅을 자신의 영지로 만들 속셈이라더라… 불어난 소문 또한 자하드의 힘인지라 소문이 이 땅의 모든 영토를 집어 삼킬 때 쯤. 자하드는 스스로를 음양사라 일컫는 한 소년을 만났다.
“왜? 인간을 처음 보는 것도 아니잖아?”
지난 천 년 간 자하드가 목숨을 취한 인간의 머릿수만 세어도 족히 수 백이니 인간을 처음 본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 이야기였다. 그 대상을 음양사라는 좁은 틀 속의 부류로 한정한다 하더라도 처음은 아니었다. 자하드의 악행이 알려지면서 그를 ‘퇴치’하겠다는 명분이 섰기에 음양사들과의 조우는 오히려 더 잦아졌다. 충혈된 눈을 한 그들은 자하드를 어찌 하기 위해 비장한 말들을 쏟아냈다. 이글거리는 적의가 멀리서도 느껴져 굳이 자하드가 그들을 찾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울 필요도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같은 음양사라 이르면서도 눈 앞의 소년은 달랐다. 만월의 호숫가에 밤산보라도 나온 듯한 걸음걸이로, 자하드에게 눈길 한번 던지지 않고 조용히 달 구경을 하고 있었다. 호수 같은 심청색 눈동자에 담긴 달무리가 일렁였다. 풍경을 청초히 만드는 소년의 색채가 아니라면야 을씨년스럽다 이를만한 풍광을 그는 정갈하고도 고요히 가라앉혔다.
“너도 날 봉인하러 온 게냐.”
“그럼 좋겠지만 그럴 능력은 없지.”
“내가 누군지는 알고 있는 거냐?”
“알고 있으니까 방금 대답한 거잖아. 질문의 순번이 괴이한데, 당신.”
“……..날 왜 찾아온 거냐.”
“죽으러.”
스스로가 어떤 말을 내뱉고 있는지 모른다는 것처럼 나긋한 목소리로 읊는 죽음. 생경한 기분에 자하드는 금빛 눈동자를 굴렸다. 자하드로 하여금 요괴라 칭하는 인간이 제게 죽음을 청한다고 해서 거리낄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뒤늦게 생을 달라 애걸하는 목숨고 이미 수십은 짓밟아 왔을진데. 하지만 자하드는 자신이 손을 뻗자 모든 것을 맡기듯 눈을 감는 소년의 가슴에서 심장을 뽑아낼 수가 없었다. 짐승의 울음소리가 거칠 것 없이 폐허를 내달렸다. 날카로운 발톱 대신 보드라운 털가죽으로 소년을 감싼 자하드는 그를 취하자마자 자신의 영지를 향해 훌쩍 뛰어올랐다. 죽음의 냄새를 쫓아 자신에게 왔다면 다른 것에 미련을 남기지도 않았을 터. 자하드의 마음 속에 자라난 의문이 풀릴 때까지 일을 미룬다고 해도 불만은 없겠지. 그런 억지스런 추측과 함께.
*
“인간을 거처에 들이셨다고요?!”
“그러하다.”
천 년을 목석같이 지내온 그에게 무슨 바람이 불었나 했더니 사내 아이라 하질 않나, 겨우 한다는 변명이 잠재워 데려왔으니 거처의 입구는 모를 거라는 정도다. 여우들도 수양의 편의를 위해 종종 인간의 모습을 빌리기는 하지만 여하튼 그들은 본질적으로 여우고 마찬가지로 인간은 타고나길 그리 태어난 생물이다. 자하드의 뜻에 감히 반기를 들 수 있는 인물은 없었지만 그가 지난 밤에 데려왔다는 은빛 소년을 발견한 호족들은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하는 건지 알기가 어려웠다.
“그.... 어서 내치시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최근 인간들의 동태가 심상치 않습니다. 화근의 싹을 자른다며 눈에 띄는 동족이란 동족을 모조리 죽여 호선이 일일이 동족의 생활을 돌보아야 할 정도입니다. 이 마당에 아무리 어린 소년이라 한들 주군의 눈에 띄게 두었다는 것 부터가 의심스럽습니다.”
“맞습니다. 인간은 교활하여 그 소년에게 어떤 주술을 걸어 두었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하루빨리 처리하시는 편이 백 번 이롭습니다.”
“내 그를 양육하고자 데려온 것이 아니다. 마땅히 때가 되면 그럴 것이니 너무 염려 말거라.”
최근에 인간들이 여우가 보였다하면 사냥하려 들 듯이 여우들도 자신들의 영지에 있는 인간을 가만히 두지 않을 테니, 그저 자신의 흥미가 떨어질 때까진 가만히 두라는 뜻으로 이야기 하였을 뿐인데 이미 인간에 대한 악감정으로 가득한 여우들은 공분했다. 무리의 지도자이긴 했으나 누가 의견을 물을 때가 아니면 무심히 살아왔던 자하드에게 이런 동족들의 반응은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그가 따로 이르지 않았으면 그가 데려온 소년은 하루밤을 넘기기도 어려운 처지였으리라. 아무튼 무리의 지도자가 어떤 생각으로 데려온 인간인지는 제대로 알 수 없으나 고작 소년 하나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겠냐 싶어서인지 여우들은 싫은 내색을 하면서도 자하드의 앞에서 오래 왈가왈부하지는 않았다. 호선들에게 왕이란 그런 존재였다. 감히 의심할 수 없는 절대적인 하나. 무리의 중심이자 정신. 인간들의 왕처럼 힘의 논리에 따라 바뀌는 그런 존재가 아닐 뿐더러 무리에 여럿일 수도 없는 자였으니까. 걱정이 가득했던 동족들이 각자의 자리로 다시 떠나자 자하드는 자신의 굴 속에 홀로 남겨져 있을 소년에게로 드디어 돌아갈 수 있었다. 인간들처럼 으리으리한 궁을 짓는 습성은 지니고 있지 않았지만 그가 오랜 세월 공을 들여 어떤 모습으로도 지내기 편하도록 꾸며둔 자하드의 여우굴을 긴 잠에서 막 일어난 소년은 신기한 눈으로 둘러보고 있었다. 죽음을 청하러 왔던 상대이니만큼 자하드의 기척에도 놀라는 기미조차 없는 게 동족들 중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기백이랄까?
“흥미로운 거처인데? 여우의 왕이면서도 이런 토굴에서 지내는 거야?”
“여우의 거처는 당연히 여우굴이다. 그게 본질이고 본질은 모습을 달리 한다 해서 바뀌는 종류의 성질이 아니지.”
“그래..? 그럼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인 게 인간의 본질인건가.”
“무슨 뜻이지?”
“아무 뜻 없어. 보다 왜 날 여기로 데려왔는지부터 말해 줬으면 좋겠는데. 난 죽으러 온 거지 호족의 마을을 구경하고 싶다고는 하지 않았어.”
“내 마음이다. 죽으러 왔다는 자에게는 그 시기가 중요치 않을텐데.”
“매우 중하지. 죽고 싶다는 건 조금이라도 빨리 이승을 떠나고 싶다는 뜻이라고.”
“그럼 날 찾지 말고 절벽에서 투신하지 그랬나.”
“..........그건 맞는 말이네.”
이어 소년이 혼잣말로 무언가를 더 이야기하는 듯 했으나 자하드의 청각으로도 붙잡지 못한 것을 보면 입술만 달싹인 수준의 아주 작은 소리 였던 것 같다. 자하드가 인간의 모습을 취할 때 종종 이용하는, 들짐승의 털가죽을 쌓아 만든 침상에 여즉 남아있던 몸을 이제야 일으키며 소년, 그러니까 쿤 아게로 아그니스는 자하드와 시선을 얽어왔다. 다른 사람들이 자하드를 보며 황금으로 만든듯 하다 하던데, 같은 논리로 따지자면 눈 앞의 소년은 마치 은으로 만든 듯 했다. 새파랗게 빛나는 청금석 빛깔의 눈동자만 제외한다면 말이다. 여우인 자하드의 눈에도 이렇게 곱게 비칠 정도라면 아름다움을 귀히 여기는 인간들의 세계에서는 더더욱 대접받을 인물일텐데 이 어린 나이에 죽음을 쫓는 이유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마음이 가는 대로 열리는 자하드의 입을 소년의 낭랑한 음성이 가로 막았다.
“그래도 날 빨리 죽여버리지 않으면 후회하는 건 당신일 걸?”
기이한 일이었다. 간소해도 남루하지 않은 행색으로 보아 인세(人世)의 밑바닥에서 온 것 같지도 않았고 삶의 풍파를 맛봤다기에는 이다지도 작기만 한데. 허나 자하드의 의문에는 조금의 관심도 없는 소년은 다시금 환하게 밝은 미소로 그의 혼을 빼 놓았다.
“여하튼 데려온 건 당신이니까 구경 좀 하고 와도 돼지? 호족의 마을을 볼 수 있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 했는데!”
말보다 행동이 빠를 나이인지라 금새 저를 지나쳐 가는, 그의 절반만큼의 신체를 뒤늦게 인지한 자하드의 걸음이 빨라졌다. 자하드의 물건을 함부로 건드릴 이는 없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인간이 호족의 영지를 홀로 돌아다니는 건 위험했다. 더군다나 그는 자기 입으로 스스로를 음양사라 이르지 않았던가. 근래의 여러가지 사건들로 인해 호족들의 음양사에 대한 분노는 대단했다. 그들은 보잘것 없는 실력을 감추고 이름을 알리기 위해 도술을 쓰지도 못하는 여우를 잡아 죽이고 있는 주체였다. 때문에 호선으로 성장한 동족이 따라붙는 것만으로도 그들을 쉽게 쫓아낼 수 있었지만 장삿속으로 벌인 일에 여우와 인간 사이의 골은 깊어갔다. 이런 상황이기에 자하드가 데려온 것이 단순한 인간이 아니라는 걸 호족들이 알게 되는 건 이전과는 다른 문제가 되는 것이었다.
“인간! 아니, ....아게로.”
시작은 늦었지만 자하드는 세계의 지배자로까지 거론되는 존재. 어렵지않게 소년을 품에 가두는 데 성공한 그는 아게로를 번쩍 들어 다시 털가죽 침상에 내려놓았다.
“뭐야, 갑자기. 당신도 날 사육할 셈이야?”
“사육이라니. 내 말을 끝까지 듣지 않은 것은 너다.”
“.....”
“음양사의 징표는 모두 내게 넘겨라. 그 옷도 갈아입는 게 좋겠군.”
“왜? 내가 다른 여우의 손에 죽을 까봐? 말했다시피 난 빨리 죽는 게 좋은데.”
“네가 왜 그리 명을 재촉하는 지는 모르겠다만 죽음에도 여러 형태가 있지 않나? 굳이 더 아래의 것을 선택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역시....’
자하드는 자신을 올려다보는 소년의 시선이 참 투명하다 생각했다. 악의가 없다면 날을 세우지 않는다. 충고를 충고로 받아들일만큼 총명한 아이다. 감정이나 욕구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그게 인간의 장점이라 했던가? 헌데 그 누군가는 이런 아이를 우리에 가두고 가축처럼 길렀다는 건가?
“그러려면 체모의 색까지 바꿔야 할텐데.”
“덮어 없애면 되지. 잠시 기다리거라. 필요한 것은 내가 마련해 주지.”
사실 여우의 부락에 구경거리랄 건 딱히 없었다. 여우의 토굴은 아게로가 함부로 드나들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고, 집 주인들의 눈초리가 곱지 않아서 허락을 구할 처지도 못 되었다. 다만 마을에서 숲으로 이어지는 풍광이 뛰어나고 다른 색으로 바꾸었던 머리채를 바로 씻을만한 공간이 있어 시름은 오래지 않았다. 탐탁치 않은 기색에 아버지를 따라 시전에 놀러나온 어린 아이처럼 자하드에게 꼭 붙어 다녔던 소년은 물가에 닿자 바로 검게 물들였던 머리를 감았다. 달리 생각나는 방법이 없어 먹으로 물들이자 하였더니 내색은 아니 하였어도 퍽이나 불편했던 모양이었다.
“으으, 살 것 같다. 근질거려서 혼 났네.”
“미안하다. 미처 헤아리지 못했군.”
“그렇다고 미안할 것 까지야. 음양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여우사냥에 나서고 있다는 건 나도 알고 있었으니까. 돌이라도 던질 줄 알았는데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네.”
“내가 곁에 있는데 호족이 너를 해할 리가.”
자하드의 정체를 모르는 채 그런 소리를 들었다면 잘난 척 하지 말라 한 소리 했겠지마는 가감없는 진실이라는 걸 바로 알 수 있어서 아게로는 눈만 몇 번 깜빡였다. 인간의 모습을 빌릴 줄 알고 특유의 영특함으로 인간을 속이기까지 하는 여우지만 그들은 본래 인간보다 훨씬 순수한 존재. 무리의 지배자에 대한 신의는 인간의 그것보다 훨씬 견고할 터였다. 어쩌면 자하드가 동족들에게 그만큼 사랑받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을 지도 모르지.
“대단한 믿음이네. 하지만 당신은 좀 답답하겠는걸? 그런 절대적인 신뢰 같은 거 부담스럽지 않아?”
“전혀. 그것은 힘의 증표다. 내가 가장 강하니 섬김을 받고, 섬김을 받으니 백성을 살피는 것이다. 당연한 이치 아닌가?”
“당신은 내 오랜 지기와 같은 이야기를 하네.”
힘이 있으니까 약자를 굽어 살펴야 한다고. 오후의 볕에 젖은 머리를 말리고 들어갈 참인지 소년은 뭍가에 앉아 무릎에 얼굴을 묻었다. 물빛 눈동자에 호수가 비치고 바람빛 머리칼에 미풍이 스몄다. 수면에 비치는 소년의 그림자 옆엔 금빛 태양이 지키고 섰다. 새파란 눈동자에도 그 광경이 담기는 가 싶을 때 쯤 자하드는 마음 속에 응어리 져 있던 질문을 꺼냈다.
“헌데 그 친우는 네가 그런 일을 당하게 두었던가?”
“여우는 영물이라 그런가? 예리한 구석이 있네?”
“……”
“단순히 힘이 있다고 해서 모두를 거둘 수 있는 건 아니야. 그 친구도 그랬고 아마 당신도 마찬가지겠지.”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겠군.”
“당신은 신 같은 게 아니야. 그걸 잊으면 곤란해 질 날이 한 번은 올 걸?”
“쓸데 없는 걱정이다. 우리는 인간과 달라서 정과 은을 잊지 않는다.”
“…그래?”
소년은 한동안 침묵을 지켰다. 체모부터 눈동자에 이르기까지 눈에 띄는 모든 곳에 황금빛을 둘렀기에 그의 일족과 금모호를 경외시 하는 인간들은 자하드를 태양으로 칭한다고 했다. 햇살이 타고 흘러 더더욱 눈이 부신 그를 보고 있노라니 모시는 자들의 심경을 알고도 남음이었으나 아게로는 이로써 그에게 이해를 구할 수 없음을 직감했다.
“당신은 절말로 태양이 되고 싶은 가보네.”
“못 할 것이 무엇 있나. 만물에게 은혜를 베풀면 그게 태양이지.”
“왜 그렇게 되고 싶은데?”
“이상한 질문이군. 인간들도 그리 되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하지 않던가.”
“그래서 나도 죽이지 않고 데려온 거야?”
“……그는 아니다.”
“하하, 역시 솔직한 건 마음에 들어.”
설명하긴 어렵지만 자하드가 소년을 자신의 거처로 데려온 것은 그리 자애로운 마음에서 비롯된 일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무리를 위해 전지전능한 태양이 되기를 염원했으나 그를 따르지 않는 자들에게는 비정한 사냥꾼이었다. 자신을 따르지 않는 소년에게 은혜를 베풀 아량 같은 건 시작부터 없었다. 하지만 그는 자하드를 적대시 하지도 않았으므로 처우를 결정하기가 참으로 어려웠다. 그래. 아마도 그래서 그는 결정을 유보하기로 마음 먹었었나보다.
“하지만 당신은 내 태양이 될 순 없겠네? 내가 섬기는 건 죽음뿐이니까.”
“인간의 무리 속에서 살기 싫으면 나의 백성이 되어라.”
“하?”
“그럼 되지 않느냐.”
몸을 일으켜 그대로 자하드를 지나쳐 가지 않을까 싶어서 그는 참지 않고 입 안에 맴돌던 말을 바로 끄집어 냈다. 절박함이라 이를 만한 이 애달픈 마음을 토해내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었다. 언제부터 응어리가 가슴 한 켠에 자리하고 있었는지는 모를 일이나 자하드는, 요호의 왕은 절박했다.
“…….뭐, 며칠은 그렇게 지내 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네.”
죽음에도 여러 형태가 있으니. 물론 소년은 거기까지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
아게로가 자하드의 손을 붙잡고 호족의 마을을 순회한 게 벌써 닷새 전의 이야기. 아직도 아침 잠을 파하는 게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아게로의 귓가로 작은 발소리들이 앞을 다투었다. 가볍고 날랜 것이 필히 네 발 짐승의 것. 벌써 새로운 거처에서의 생활도 적응이 되어가는 차인지 아게로는 놀랄 것 없이 몸을 일으켰다. 이 시간의 손님들이라면 정해져 있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여우들은 부락 내의 토굴을 아이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도록 내버려 두었고 그건 요호의 왕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았다. 어른들이 모두 정무를 보러 간 아침 나절의 마을은 전부 꼬마 여우들의 차지라고 봐야 했다.
“아게로. 이거 열어줘.”
“뭐야. 부탁할 때는 ‘아게로님’이라고 해야지.”
“아게로, 이거 열어줘.”
“.....그래그래. 내가 여우한테 뭘 바라냐. 줘 봐.”
어느 세계에서든 동일한 논리로 이방인이나 다름없는 아게로에게 제일 먼저 마음을 연 것은 아직 인간으로 둔갑하는 법도 모르는 어린 여우들이었다. 어른들이 인간과의 결전을 앞두고 분주한 시기임에도 그들은 양치기처럼 아이들이 노는 곳을 돌보는 아게로에게 손발이 필요한 여러 일을 부탁하며 친분을 쌓아갔다. 사실 아이들이 노는 곳을 인간인 아게로가 돌본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이야기였고, 그저 마을에 남겨진 것이 그들밖에 없다고 봐야했다. 더군다나 아게로는 자하드와 마을 구경을 마친 첫 날 이후로는 자하드의 여우굴에서 잘 나오지도 않았다. 꾸미는 것이 번거로울 뿐더러 자하드가 구해온 옷들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에서 였다. 물론 자하드가 아게로에게 마을을 보여주는 동시에 호족들도 아게로의 얼굴을 눈에 익혔기에 자하드의 물건인 그를 어찌 해 보려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음양사로 유명한 쿤 일족이라는 게 알려진 이후에도 말이다. 여우들은 자하드가 그간 숱하게 음양사들을 도륙했기 때문에 이름높은 음양사라 한들 그가 자하드의 감시 아래서는 활약하기 어려울 것이라 믿었고, 무엇보다 어린아이가 그만한 주력을 갖추었을 것이라고 생각치도 않았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을 아게로와 함께 두다니. 놀라울만큼의 신뢰라고 밖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는 믿음이었다. 여하튼 그 덕에 그나마 머리카락을 먹으로 물 들이는 수고는 덜어서 곧 아게로는 그 눈부신 은발인 채로도 마을 어귀를 걷는 것 정도는 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녀석들은 대체 뭘 가져 온거야? 뭐가 이렇게... 아!”
“아게로 다쳤어?”
“아니.. 좀 긁혔어. 괜찮아.”
“괜찮아? 피 나는데.”
“금방 나아.”
호기심 많은 꼬마 여우들이 가져온 건 아마도 담배잎을 모아두는 통인 것 같았는데, 귀족의 물건인지, 금속으로 만들어진 것이라 꽉 다물린 통을 여느라 애를 쓰는 과정에서 날카로운 모서리가 아게로의 손가락을 스쳤던 모양이었다. 피냄새가 번지니 예민한 후각을 가진 꼬마 여우들의 머리가 일제히 아게로를 향했다. 자기들이 부탁한 일이라 그런지 머리를 부비며 안부를 확인하는 모습에는 화를 낼래야 그럴 수도 없었다. 긁힌 것 정도는 그리 큰 일도 아닌데 한마음으로 걱정해 주는 게 오히려 황송할 지경이다.
“정말로....”
화륵-!
상처를 감싼 작은 불꽃이 곧 상처 자체를 태워 버리자 새하얀 손끝에는 곧 상흔이 깨끗이 사라져 버렸다. 아기 여우들은 그 광경이 신기한지 음양사의 힘에 대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소란을 피웠지만 쓰게 웃은 아게로는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너희들 이 일에 대해서는 어른들께 이르면 아니 돼?”
“왜애?”
“그야 그 분들이 알면 날 마을에서 쫓아낼 테니까.”
“아게로가 음양사인 건 우리 아버지도 알고 계시는데?”
“주술을 쓰는 지는 모르시잖아.”
“그래? 그럼 비밀로 할게.”
“나도 비밀로 해 줄게!”
“나도!”
뭔가 대단한 일을 해 주는 것처럼 으스대는 꼬마 여우들의 눈빛을 보니 혹여나 이 일이 밖으로 새어 나가더라도 여우 무리가 아게로의 힘에 대해서 알게 되는 것은 한참 나중이 되겠지마는 아게로는 예감했다. 곧 이곳에서도 자신의 자리는 없어질 것이다. 그러게 자하드가 빨리 자신을 처리해 주었어야 했는데 무슨 바람이 분 건지 자하드는 아게로에게 많은 호의를 베풀었다. 거처의 반을 나누어 주고 호족의 마을에 머물 수 있게 해 주었다. 소일거리에 식음료까지 해결을 해 준 덕에 인간이 하나도 없는 곳에서 지내면서도 불편함을 몰랐다. 마치 제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보이는 것처럼 뚫어져라 자신응 응시하고만 있는 자하드를 알아채지 못한다면 말이다. 아이들이 또 다시 새로운 장난감을 찾아 모험을 떠나자 아게로는 그들이 떠나간, 아니 그보다 더 먼 곳에서 쏟아지는 빛을 바라보다 그대로 눈을 감았다. 태양. 태양이라는 이름을 감히 별호로 삼고 있는 여우, 자하드. 요호의 왕이라 이를만한 강자에 무시무시한 소문이 셀 수 없어 기대를 걸어 보았건만 역시 축생은 인간보다 그 영혼이 맑아서 살의가 없으면 죽일 마음이 생기지 않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어깨 넘어 배운 지식이 전부라고 해도 아게로 역시 음양사로 유명한 가문에서 나고 자라 수학한 몸. 만물의 축복을 고루 받은 신성한 존재를 어찌 경외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어찌 투신하지 않았느냐니...... 당연히 그걸로는 죽지 않으니까지.”
아프기만 더럽게 아프고 말이야. 무시무시한 소릴 덧붙이면서도 아게로는 여상히 가죽끈을 찾아 머리채를 올려 묶었다. 자신의 몸에 깃든 이기를 넘어 진정한 죽음을 줄 수 있는 존재는 많지 않을텐데 또 누굴 찾아가야 하는 걸까? 인간은 누구나 그를 죽이는 것보다는 이능을 이용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으니 아니되고. 물론 아게로를 끝내줄만한 저주술의 대가도 알고 있긴 하다만 그도 마음이 여려서 어떤 대의가 있지 않음에야 나설 사람이 아니었다. 물론 아게로가 인류가 적대하는 호족에게 가 있다는 게 밝혀지면 속히 처단하라는 청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빗발치겠지만 이를 알리기도 쉽지는 않았다.
“차라리 이대로 전쟁이 일어나는 게 능사인가..”
소문만 무섭지 요호의 왕이든 저주술사든 다 알맹이는 물러 터져서 아게로만 고생이었다. 죽음의 형태에 순번을 매길 수 있다 했던가? 아게로가 얼마나 오래 살아 있느냐에 따른 결말에도 순번을 매길 수 있거늘.
“……그래도 은은 입은 건 사실이니 보답 정도는 하고 떠나야겠지?”
*
종족 간의 전쟁에는 본디 명분이 그리 중요치 않다. 서로 다른 존재에게는 그 ‘다르다’는 것만으로 온갖 감정으 도화선에 불을 붙일 수 있는 법이라 그저 방치하는 것만으로도 깊어진 골은 서로의 피로 밖에 메울 수 없는 수준이 되었다. 무리의 지도자로서 전투의 선봉에 서야하는 자하드에게 소년은 한 부의 부적을 건넸다.
“그 간 축낸 식량 값 정도라고 생각해.”
“호신부인가?”
“대단한 재주는 없어서 한 번 정도 밖에 도움은 안되겠지만 없는 것 보다는 나을 걸?”
주사(朱砂)가 아닌 피로 쓰여진 부적은 처음 받아 보지만 저 투명한 눈이 거짓을 고한다고는 생각할 수가 없어 자하드는 일단 그를 받아 품 속에 보관하였다. 동족들은 인간을 믿어서는 아니된다 수 번을 사뢰었으나 그는 처음 본 순간 부터 소년이 정결한 존재라는 것을 직감하고 있었다. 오랜 세월 쌓인 수양의 힘인지 단순한 동물의 직감인지는 가름할 수 없었지만 그의 손에, 혹은 동족의 손에 소년의 피를 붇혀서는 안 된다는 건 확실히 알 수 있었다. 태양이라 칭송받는 자신보다 배는 상서로운 기운이 언제나 소년을 휘감고 있었으니.
“자, 이제 그만 날 죽여주지 않을래, 태양님? 전장에 서면 어찌 될 지 모르잖아. 그 전에 약속을 지켜 줘야지.”
“쓸데 없는 걱정이다. 나는 승리할 테니까.”
“와. 어디서 온 패기야? 시커먼 전장에서 찬연한 금모는 노리기 좋은 표적밖에 안 될텐데.”
“인간들의 무기 따위 두렵지 않아.”
“뭐 평범한 무기라면야.”
비웃는듯한 소년의 목소리에 살짝 심기가 불편했지만 변성기가 오지 않은 소년의 낭랑한 웃음 소리에 탁한 감정은 금새 간 곳이 없어졌다. 어디서 구해 온 건지 처음 만나던 날처럼 차려입은 단정한 백의에 본연의 눈부신 색채가 초설 속의 매화처럼 눈부셨다.
“분명 후회할텐데.”
“그럴 리가. 다른 이들은 몰라봐도 내 눈에는 보인다. 일월(日月)의 축성(祝聖)을 지닌 자를 함부로 해하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니지. 너는 세상의 축복을 받은 아이다.”
“……..천지가 축복한다면 나는 왜 인간으로 태어났을까?”
대답을 바란 질문이 아니었다. 청금석의 눈동자에는 의문이 없었다. 다만 그 투명한 시선이 자하드의 음성을 옭아매어, 그는 답하고 싶어도 답할 수 없는 상태였다. 아릿한 물빛 미소가 자하드의 시선 끝으로 사라진 이후에야 그는 숨이 트였다. 멀리는 보는 채로 소년은 마지막으로 입을 열었다.
“나도 데려가. 호족의 마을을 인간에게 맡길 생각은 아니겠지, 요호의 왕.”
사실로 말할 것 같으면 자하드는 그를 안전한 자신의 등 뒤에 남겨두길 바랬다. 하지만 동족의 뜻은 소년의 말과 같았으므로 어쩔 수 없이 자하드는 소년과 함께 떠날 수 밖에 없었다. 소풍을 떠나는 듯, 혹은 첫 만남의 그 날처럼 산보를 즐기는 듯. 병장기로 무장한 시커먼 무리의 끝 즈음에서 소년은 힘든 기색 없이 사뿐히 뒤를 따랐다. 자하드와 가장 먼 곳에 있어서일까? 분명 자하드가 원하는 대로 그는 자하드의 등 뒤, 가장 안전한 곳에 있는대도 불길하다 여겨졌다. 예감은 조바심으로 이어졌다. 하루빨리 인간의 병사를 쓸어버리고, 그를 다시 여우의 영지에 데려가야겠다. 잃어버리기 전에. 사라져 버리기 전에.
*
“비올레님!!”
그리 소리쳐 부르지 않아도 밤은 그들과 같은 광경을 보고 있었다. 요호의 무리에 그가 있었다. 쿤 아게로 아그니스. 서로를 아명으로 부를만큼 친한 친구였고, 한때는 함께 수학한 음양료의 동무였던. 사라지기 전날 밤 친우에게 죽음을 청하던 모습이 눈에 선했다. 쇠창살 너머에서 담담히 그런 부탁을 하던 그는 밤이 끝끝내 제안을 거절하자 한숨처럼 말했었다.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지금에 와서 밤은 그 의미를 분명히 헤아릴 수 있게 되었지만 망루에 선 굳은 표정의 밤을 발견했을 그는 눈이 마주치자 밝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약간은 오만해 보이는 표정으로. 아마 ‘내 말이 맞지?’ 정도의 말을 건네는 눈이 아닐까.
“아게로님 부터 처단해야 합니다.”
“……”
“그 힘을 호족들의 편에서 사용한다면…”
“알고 있습니다.”
또한 그도 알고 있을 터였다. 이 의심이 어떻게 그를 죽일 지. 손에 있을 때는 가축만도 못하다 싶을만큼 부려먹고 손을 떠나니 당장에 위협이라며 제거하라니. 동족의 양면을 속속들이 알고 있기에 이런 계획을 세웠을 그는 정답을 맞춘 스스로를 자축하며 득의 양양하게 웃고 있었다. 이런 결말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던 밤은 지금 울고 싶은 심정이건만.
‘당신이 옳았습니다, 아게로. 저는 분명 후회하겠죠.’
그 날. 친우가 죽음을 청하던 그 때에 밤이 그 부탁들 들어 주었더라면 그는 적어도 밤의 품에서 숨을 거두었을 터인데 지금에 와서는 손 한번 잡아보기도 전에 저 가여운 영혼이 지상을 떠나버리 겠지.
‘이것이 괴로웠을 당신을 외면한 죄과라는 겁니까..?’
여우의 영지로 먼저 병력을 보낸 것이 인간이니 요호의 왕에게서 대화를 할 시간 같을 걸 벌 틈이 없었다. 그 또한 미리 읽어내었을 아게로니까 밤은 옴짝달짝할 수 없이 그의 역할을 달게 받아들여야 했다. 혈액으로 자신과 타인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그 이능 덕분에 길지 않은 생의 절반이 넘게 우리에 갇혀 생피를 뽑히는 삶을 살았으면서도 마치 천리안처럼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를 꿰고 있었던 그다. 이번에도 밤이 저주하기를 거부한다면 그는 기어코 그 축복을 요호들을 위해서 사용할 것이다. 그렇게 밤을 몰아갈 터였다. 여우들이 인간과 달라 그 축복을 온전히 하늘의 것으로 받아들인다 해도 인간은 그러지 못할 테니까. 만약 여우들마저도 그 힘을 탐내 인간들과 같은 방식으로 이용할라치면, 밤은 그도 내버려 둘 수 없으니까.
“쿤씨는 제게 맡기세요. 제가… 어떻게든 해 보겠습니다.”
*
무시무시한 저주의 힘을 타고나 그 힘을 두려워 하는 자들로부터 섬김을 받는 친우는 사실 심성이 곱고 여려서 소년의 부탁을 여러 차례 거절했다. 아게로가 얼마나 고통스러워 했는지는 익히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손으로 그를 죽일 수는 없다고 했다. 대신 새장의 문을 열어주었다. 결정을 미룬 것이다. 지금 눈 앞에 타오르는 저 태양과 같이.
“여전히 사람 좋다니까. 남 좋은 일이나 시키고.”
주변에서 난리를 칠 테니 저주의 화살이 곧 이 심장에 내리 꽂힐 테다. 드디어 염원하던 순간을 손에 넣었으니, 마지막으로 따뜻하고 찬란했던 두 태양에게 소년도 무언가 보답을 해 볼까? 축생도 안다는 은을 사람이 베풀지 않을 수는 없는 법이니.
“오늘 아무도 죽지 않는다고 해서 내일도 그러라는 법은 없겠지만.”
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함포를 찢고 상처를 태우는 불꽃이 만물에 범람했다. 마치 지상에 태양이 나린 듯한 광경이었다. 무기를 녹이고 주술을 삼킨 불꽃은 신기하게도 생명은 해하지 않았다. 다만 더없이 찬란했던 불꽃의 바다가 이윽고 자취를 감추었을 때, 인간의 태양과 요호의 태양은 나란히 무릎을 꿇었다.
CP 표기가 민망하게도 사실은 거의 논컾...
이럴 계획이 아니었는데 시간이 끌리다 보니 산으로 가 버린 느낌이네요 죄송하게도;;
그래도 트친분이랑 약속한 글이라 보여드리기는 해야 할 것 같아서 컴퓨터가 켜 진 김에 후다닥 올립니다.
이런 글이라 죄송합니다 사이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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