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탑

하루 글감 2020.9.26 - 10.5

신의 탑/하루 글감






9.26 - 진부한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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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7 - 바쁘다

"그러게 바쁠수록 몸관리를 더 잘해야 한다니까."

제자도 하나 둘 늘어가니 챙기기 어렵건만 졸지에 제자의 친구들까지 챙기게 생겼다. 마스체니 공주와의 결전 후의 싱처는 어느정도 회복되었다지만 팔을 쓰는 건 여전히 어려워진 진성에게는 수족이 필요했고, 설상가상으로 자하드 군과 FUG의 전면전 마저 시작된 국면. 협조적인 장로들이 진성의 은신처를 찾아낼 때까지 한시적으로 일행의 보호자가 된 진성은 그 어느때보다도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환자한테 그런 훈수를.."
"당장은 네가 환자지. 어떻게 고친거냐, 이 팔."
"방법이 뭐가 중요해. 당장 써먹어야 하니까 고쳐준거지."

조금은 적응이 된 것 같았는데 망가진 팔을 고치는데 예상보다 많은 힘이 쓰인건지 잊고있던 열기가 심장을 녹일듯 차올랐다고 생각되는 순간, 까무룩히 정신을 잃었던 것 같다. 덕분에 치료하던 환자와 자리를 바꾼 쿤은 턱하니 자신의 이마를 짚어보는 손에 괜히 짜증을 냈다. 엄연히 자신의 실수였지만 당장은 자신보다 진성의 힘이 더 필요했으므로 이런 결과가 나올 줄 알았다해도 시도했을 일이었다. 하지만...

"...치료비는 제대로 낼 테니까 걱정 말아라, 꼬맹이. 넌 그냥 쉬고 있어."

수적으로도 열세인데 안팎으로 적이 있는 비올레를 보좌한다는 건 선별인원들에게는 버거운 일이다. 길잡이인 화련이 있긴 하지만 그녀의 비협조적인 평소 태도를 생각해 보자면 동료들의 길안내를 맡고 있는 것은 당연히 이쪽. 쿤의 실수는 연 가문의 불꽃을 잘못 다루어 발생한 것이라기 보다는 자신의 피로를 미처 헤아리지 못한 탓일 가능성이 높았다. 그럼 그 덕을 본 진성의 역할은 그가 마음놓고 한숨 잘 수 있을 정도의 여유를 만드는 것이려나.

"푹 자고 일어나도록 해."












9.28 - 커다란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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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9 - 기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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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0 - 돌

"파란 거북이!"

쿤의 일상에는 항상 그렇듯 짧은 휴식을 깨우는 거친 목소리가 있었다. 목소리 자체의 느낌이 그럴 뿐 잔뜩 신이 나 있는 것이 분명한 악어가 짧은 다리로 부산스레 뛰어오는 소리가 뒤를 이었다.

"한참을 찾았는데 어디 있었던 거냐!"
"계속 여기 있었는데 무슨 소리야. 네가 못 찾은 거지."
"이 몸이 굉장한 것을 발견했다!"

그래봤자 또 애들이나 좋아할법한 간식이거나 괴상하게 생긴 B급 아이템일 것을. 다 알지만서도 자리에서 일어나는 성의는 그 뒤의 더 귀찮은 일을 막기 위함이다. 쿤이 순순히 따라나섰다는 데에 더 신이난 라크가 오늘의 발견에 대해 떠드는 걸 쿤은 별스럽지 않게 내려다보았다. 항상 한결같음이 그가 다루는 돌과 같은 존재. 네이티브 원이라는 그의 정체만큼이나 무궁한 일관성이 쿤은 싫으면서도 좋았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자신과 밤은 어느 순간 눈을 감더라도 라크만큼은 언제까지나 탑에 남아있지 않을까 하는. 그가 풍화되지 않는 금강석과 같은 존재라면 필히 그리 되었으면 싶은.












10.1 - 우연

우연히. 아주 우연히 스쳐간 뒷 모습에 밤은 그의 흔적을 따라 고개를 뒤로 돌렸다. 분명 낯이 익은 자였는데 곰곰히 생각해봐도 그 얼굴이 떠오르지 않았다. 이미 인파 속으로 사라져버린 그의 정체를 알아내기란 쉽지 않겠지만 알싸한 감각이 코끝부터 번져왔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듯한 그리움. 밤이라는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들이 아득했다. 그룰 아껴주는 사람이 이주 많았던 그런 곳이 있었던 것 같은데.









10.2 - 가능하다

"그 비선별인원이 왕을 넘어서는 게 가능할거라고 생각하나?"
"당연히 가능하지. 내가 어버지를 넘어선 것과 뭐가 다르겠어?"

같은 논리가 통할 리 없다고 얘기하고 싶었지만 또 어떻게 생각하면 같은가 싶기도 해서 란은 하던대로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걱정도 당사자가 듣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겠는가. 굳이 도박을 하고싶다고 하니 판돈을 거는 것도 마음대로 하라 해야지.

"가문의 모두가 널 인정한 게 아니야."
"쿤 가문 같은 건 상관 없어. 쿤 아게로 아그니스만 돕는다면 충분해."
"......."
"란. 세번째 쿤의 가주가 되어주겠어?"











10.3 - 시시콜콜

손톱을 예쁘게 다듬고 꾸며주는 가게가 있다는 말에 엔도르시는 냉큼 아낙을 끌고 네일숍으로 향했다. 이어지는 싸움에서의 승리만이 아니라 외모를 가꾸는 것에도 꾸준히 신경을 썼던 그녀이기에 이런 반응이 신기한 것은 아니었지만 별 것 안해도 자주 부러지는 손톱이 자하드의 공주의 것이라고 해서 다를 리가. 비싼 돈을 둘인 네일이 금방 망가졌다며 온갖 짜증을 낼 게 눈에 선하다만 말리는 건 소용 없었으리라. 먹을 것과 소모품에 가까운 니들과 투창의 보충, 그리고 정보를 모을 겸 거리를 잠시 떠돌더보면 시간은 금방이다. 일행이 많아지니 시간이 더더욱 빠르게 가는 것 같았다. 돌아가는 길에 저녁 걱정을 하고 있자니 옆을 걷던 쿤이 정말 가장 같다며 자식이 몇인지를 물었다. 일행 모두가 이수의 자식들이라면 제일 말 안 듣는 아들은 분명 쿤일텐데. 그래도 오랜만에 맛보는 시시콜콜한 일상의 맛이 가장의 무게보다도 달디 달아서 이수의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나이가 제일 많으니까 가장이라 치지 뭐.










10.4 -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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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 예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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